[RPG / AU] 모험일기 - 1
*드림 세계관과 전혀 무관한 RPG 세계관 AU
포켓몬 없음, 몬스터 있음 / 적폐 캐릭터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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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의 인생에는 정답이 없지.
삶은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것.
처음엔 혼자겠지만 네가 거쳐가는 길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배우고, 세상을 넓혀가도록 해라.
모험가는 그렇게 성장하는거야.
가끔은 힘들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 그럴 때는 네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가도록 하렴.
자유로움 속에도 책임이 따른단다.
비록 아빠는 일평생 방황이 아닌 안정적인 정착을 택했지만, 내 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겠다.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살아다오.
언제나 같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사랑한다, 딸아."
혜지는 초원의 큰 바위 위에 걸터앉은 채 남색 리본에 묶여 돌돌 말려 있던 아빠의 편지를 펼쳐 읽고 있었다. 만년필로 손수 쓴 글씨는 누가 봐도 가지런했다.
이 정갈한 글씨체도 매일 공문서를 적는 아빠에겐 습관이 되어버린 직업병인 걸까, 아무튼 피로 이어진 부모님이라도 글씨를 제멋대로 날려서 써 버리는 나랑은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
'그래도 아빠로썬 훌륭한 사람이지.
보통이라면 뜯어말릴 선택을 이렇게 존중해 주니까.'
혜지는 모험가로써의 삶을 선택했다.
품에 안겨 있는 긴 장검과 함께.
처음엔 아빠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빠는 굳이 내가 모험을 선택할 이유도 없으며, 여유롭게 학문에 정진하여 본인과 똑같은 안정적인 길을 걸으며 나라의 관리자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며칠 동안 각자의 길이 맞다며 옥신각신 열을 올리다가, 결국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빠는 혜지의 고집에 져서 굶어 죽진 않을 정도로 지원해주겠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봐주었다.
'이정도면 나름 괜찮은 출발이지.'
홀몸으로 시작하는 여정이 조금은 두렵긴 해도 혜지는 고향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다.
매일 밤 하늘에 쏟아질 듯한 별을 바라보며, 마을 너머 세상에 대한 동경을 품었다. 발 닿는 대로 계속 걸어가다 보면 땅끝에서 상상도 못 할 무언가를 볼 것만 같았고, 동화 속에만 나오는 전설의 몬스터의 등에 업혀 바다를 가로지르다가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며 여운에 젖고 싶었다.
혜지는 이런 막연한 망상을 계속하는 것도 신물이 나고 있었다. 왜 이 작은 마을에 갇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그러다 우연히 마을에 머물렀던 모험가 일행을 보게 된 것을 발단으로 동경을 실현할수 있을지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의 인생은 그때부터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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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 혜지는 긴 여정을 위한 짐을 싸고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가족이라고 해봐야 아빠와 남동생뿐이었다. 엄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그 영향인지 유난히 호전적이고 활동적으로 자라왔다.
타고나길 힘도 세고 드세서, 마을 외곽으로 갈 때면 매일 아빠에게서 받은 기다란 장검을 휘두르며 몬스터를 사냥하곤 했다.
그 덕분에 어느 정도 간단한 의뢰를 받아 용돈벌이는 할 수 있었지만, 경제관념이 좋지 못하여 손에 쥔 포상금은 얼마 안 가 다 써버리고 말았다.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이자 몸의 일부 같은 검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잔기스가 있었지만, 관리를 열심히 해서인지 상태는 훌륭했다. 검과 혜지의 손은 서로에게 완벽하게 맞춰져 있었다.
감각을 집중해서 검을 휘두르면 날카로운 칼날이 무엇이던 절단해버린다. 아까도 앞을 막는 슬라임들을 단칼에 베어서 해치운 길이기도 했다.
혜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초원의 정돈된 흙길을 걷다가 길 모퉁이에서 키가 큰 남자가 안절부절못하며 부산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뭐지?"
호기심에 그에게 말을 걸어보려 다가갔다. 낯선 사람을 경계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몸으로 궁금증을 충족하기 위한 행동을 실행하고 있었다.
"저기요, 무슨 일 있어요?"
남자는 종종 걸음을 멈추고 화들짝 놀라 혜지를 향해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곧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친절한 미소로 표정을 고치고 점잖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하.. 깜짝 놀랐네요, 이 근처 고블린에게 물건을 도둑맞아서요. 중요한 고객님께서 주문 제작한 상품인데,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아마 해고당할지도 모르고, 혼자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네요. 어쩌면 좋을까요?"
남자는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지만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며 혜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춤에 있는 검을 보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이야기했다.
"보아하니 검술을 할 줄 아는 모험가님이신 것 같네요."
"네, 맞아요. 방금 막 떠나는 길이었어요."
"잘됐네요. 저 좀 도와주면 안될까요..? 보답은 꼭 제대로 할테니까요, 네?"
남자는 간절한 눈빛으로 어느새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와서 멋대고 손을 잡고 쩔쩔매며 도움을 요청했다.
혜지는 당황스러웠지만, 보답은 꼭 한다는 남자의 말과 모험가로서 첫 임무를 맡게 될 기회라고 생각해서 순순히 승낙했다.
무엇보다 미인에게 약해지는 그녀였기에, 남자의 외모가 옷차림에 비해서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것도 한몫한 듯 보였다.
"네, 좋아요! 도와드리도록 하죠."
"정말요!? 기뻐요! 아, 길은 제가 안내하도록 할게요. 제 이름은 월로! 호기심 많은 행상인 입니다. 도구는 어느정도 다를줄 알아서 서포트는 자신 있습니다!"
월로는 긍정의 대답에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며 화색을 띠었다. 혜지의 생각 이상으로 붙임성 있고 발랄한 남자였다.
"반가워요 월로님..! 제 이름은 혜지에요!"
"오, 멋진 이름이네요. 그럼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혜지님!"
월로는 자신의 물건을 훔쳐간 고블린들이 있는 곳으로 길을 안내하며 쉴 새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마치 2개월 동안 인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다 온 사람 같았다.
처음에는 대화 소재가 흥미로워서 열심히 조잘조잘 얘기를 하는 월로와 몇 번씩 얼굴을 마주 보며 계속 그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호응하곤 했다.
'그런데 이 사람, 정말 일방적으로 말이 많네. 상호 대화가 안 되는 것 같은데, 친구가 없는 걸까?'
하지만 틀어놓고 방치된 라디오마냥 시간이 지나도 끊기지 않고 속사포로 말을 내뱉는 월로에게 물린 혜지는 어느 순간 흐린 눈으로 간간이 짧은 추임새와 함께 맞장구만 쳐주곤 했다.
수다쟁이 같은 성격은 아름다운 외모조차 가린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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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계속 걷고 걷다가 나무가 울창한 숲의 입구에 멈춰 서게 되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인지, 풀은 허리춤까지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고, 햇빛은 나무에 가려져 거의 어둠에 가까웠다. 묘한 위압감에 누구라도 함부로 이곳에 발을 들일 생각은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월로님, 고블린이 여기 안으로 들어갔다고요?"
"네, 맞아요 혜지님. 혼자서는 영 들어갈 자신이 없었는데, 혜지님이 있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몇 걸음만 더 가면 어둠 속이라는 생각에 혜지는 조금 겁을 먹었지만,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녀는 월로를 얼굴을 올려다보며 조금 머뭇거리다가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냈다.
"저, 월로님. 그래도 서로 엇갈려서 길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괜찮으면 옷깃이라도 잡고 있을까요? 불편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도 좋고요."
월로는 혜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화답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저도 여기까지 와서 미아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월로는 가방에서 랜턴을 꺼내 등유를 넣고 그릇의 심지에 불을 붙인 뒤, 혜지에게 건넸다.
"이걸로 어둠을 뚫고 지나가 봐요!"
"좋아요..!!"
혜지는 왼손으로 랜턴을 들었고, 오른손에는 검을 들었다. 갑자기 몬스터라도 튀어나온다면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월로는 그런 혜지의 어깨를 양손으로 감싸듯 잡았다.
혜지는 등 뒤의 월로가 의식되었지만, 랜턴이 비춰주는 불빛에 의지하여 앞으로 서서히 나아갔다.
수다쟁이 같던 월로는 의외로 어둠속에선 차분했다.
언제 어떤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를 상황에서도 이 남자의 말동무까지 해줘야 하는 걸까 내심 걱정했던 혜지는 조금 안도감이 들었다.
사락사락, 풀숲을 헤쳐나가며 두 사람이 꽤 깊은 곳까지 나아갔을 때, 랜턴의 불빛이 서서히 사그라들더니 꺼져버렸고 시야는 온통 암흑이었다.
"월로님, 아무것도 안보여요!"
"불이 이렇게 금방 꺼질줄은 몰랐네요! 어떡하죠?"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가긴 힘들 것 같고, 일단 감각에 맡겨서 걷도록 해요. 얼른 제 손을 잡으세요!"
두 사람은 손을 잡고 허공을 휘젓는 손에 닿는 촉감에 의존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으아악!!"
"혜지님!"
외마디 비명과 함께 풀들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 화에 계속)
˖◛⁺˖⋆ ˚。⋆୨୧⋆。˚ ⋆
- 글 밖의 말
난 RPG 세상을 어렸을때부터 동경했어.
어렸을땐 게임 중독이었거든, 어느순간부터 게임도 잘 안하다가 요즘에서야 닌텐도 게임하는 취미를 갖게된거고.
편의시설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RPG세상엔 낭만이 있잖아. 몬스터를 사냥하면 돈이랑 각종 아이템도 나오고, 여러가지로 쾌스트도 클리어하고, 온라인 게임이라면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같이 놀고
난 그런게 너무 좋았어.
한때 엄청 즐겨하던 게임이 있었는데 거의 5,6년 넘게 했었나.
누굴 만나기보다 집에 틀어박혀서 게임하는 걸 더 좋아했던 나는 매일 그 게임 안에서 살다싶이 했었지.
근데 망해서 섭종하고 코묻은 돈으로 현질까지 해서 산 아이템들도 공중분해 되었어..ㅋㅋ 요즘엔 스팀을 통해서 영어판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네.
그렇다고 다시 설치해서 할 엄두는 안 나.
분명 인생 게임이었고, 향수병처럼 종종 생각나지만 또 그걸 플레이할 자신은 없더라, 왜그런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