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에서 곤히 잠든 월로를 바라볼때마다, 혜지는 어딘가 들뜬듯 기뻐보였다. 무방비하게 누워서 잠에 빠진 그는 더이상 커다란 성인남자도, 나를 지켜주는 존재도 아니었다.
그저 편안해보이는 그의 모습이 어딘가 사랑스럽기도 하고, 마치 가련한 소년 보듯 뭉클해지기도 했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어딘가 충족된 듯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런 것이 사랑일까, 나는 월로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흔치않은 아름다운 용모와
커다란 야망을 품고 나아가는 월로는
혜지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한 사람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그의 전부를 가진 것만 같았고,
그녀는 온전히 지금을 즐기고 싶었다.
앞으로도 그와 함께할 매일이 궁금해졌다.
자신을 등진채로 옆으로 몸을 돌려 누워있는 월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등에 가슴부터 붙여가며, 투박한 팔과 몸통을 가녀린 팔로 살며시 감싸안은채로 누웠다.
남자의 흰 피부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몸이 닿는 곳에 온기가 전해져온다. 잠든 월로는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피곤한듯 코를 골기도 했다. 어쩐지 그 소리를 듣자니 같은 인간이구나, 싶은 묘한 동질감도 들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를 품에 안고 코골이마저 사랑스러워 조심스럽게 숨을 죽인다. 당장 월로에게 어떤 영향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곤히 잠든 이 남자는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겉잡을수 없이 커졌고, 혜지는 온몸으로 그의 체온을 느끼며 눈을 스르르 감았다.
아주 조용한 밤이었다. 방을 채우는 건 월로의 숨소리와 가끔씩 코고는 소리가 전부였다.

월로는 종종 악몽을 꾸곤 했다.
나쁜 꿈은 항상 예고없이 찾아왔고, 그럴때면 월로는 잠든채로 괴로운듯이 낮은 신음을 뱉으며 미간을 찌푸리곤 했다.
마치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 같기도 했다.
남자의 식은땀이 이불을 적셔가며 누군가에게 제압당한듯 팔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불규칙적으로 내쉬는 숨과 작은 목소리에 나는 항상 놀라서 그의 상태를 살펴왔다.
이번에도 꿈속에서 이 남자가 괴롭힘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짧은 한숨을 돌리고, 그의 손과 내손을 포개듯이 잡고, 월로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그를 껴안는다.
이것이 악몽을 꾸고있는 그를 위한 응급처치였다.
이 단계까지 거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늘 그렇듯 월로는 편안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잠들었다.
- 글 밖의 말
사랑하는 사람의 잠든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거.. 진짜 순애 같아서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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