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편지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2026.04.08


"저는 더이상 여기에 있지 않을거에요.


4년만에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그동안 은하단에서도, 축복마을에서도, 금강단, 진주단, 코기토님, 그리고 히스이에 만난 모든 인연 덕분에 잘 적응하고 지낼수 있었어요.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마지막 인사를 고작 편지 한통으로 알리는게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저를 붙잡을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기위해서 이렇게 작별을 전합니다. 저는 히스이를 구한 특별한 존재도, 영웅도 아닌,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이었고 운이 좋게도 신의 가호를 받게된 것입니다.


함께했던 추억들을 모두 끌어안고 가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잊지않는 것처럼 여러분도 저를 잊지 말고 종종 떠올려주세요.

저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 윤슬.




윤슬선배는 편지 한통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당장 어제 들판 위에서 나와 함께 나란히 토란떡을 먹으며, 귀여운 미소를 지었던 윤슬선배가 떠나갔다. 웃으면서 당겨 올라가는 보드랍고 하얀 뺨이 귀여웠다.


어쩐지 그날따라 유난히 미안한듯한 표정을 계속 지었던 이유가 있었다. 나는 선배에게 몇번이나 히스이에 남겠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해왔다. 우리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던 이방인이었지만, 선배는 분명 최후에는 함께 돌아갈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했을 것이다.


분명 선배에게 있어 정말 축하할만한 일이다. 마음이 어딘가 홀가분하고 안도감이 드는 동시에 어딘가 헛헛한 이 기분은 뭘까.


윤슬선배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던 걸까, 나도 모르게 정을 많이 준 것 같다. 모든 인연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지만, 선배와는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었다.


그것이 선배에게는 슬픈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나무 열매를 잔뜩 따는 날이 있으면 윤슬선배에게 달려가서 선배의 품안에 넘겨줬다. 처음 요리에 성공했을때도 선배를 찾아서 감상평을 남겨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리고 몬스터볼을 잡는 동작이라던가, 풀숲에 조금 더 잘 숨어서 포켓몬을 잡는 방법이라던가, 여러가지 생존전술을 내게 알려줬던 윤슬선배.


그토록 원했던 고향에서도 쭉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언젠가 윤슬선배의 부재가 덤덤해질거라는 사실이 씁쓸했다. 그날 밤, 옆에서 곤히 잠든 월로가 눈치채지 못하게 나는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이별은 항상 준비되지 않을때 찾아왔다.

줄곧 정들었던 모두와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었던 윤슬선배의 마음을 내가 감히 헤아릴순 없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그리워하며 슬퍼했을 뿐이다.









- 글 밖의 말
딴 말인데, 오늘 야근을 했어.. 야근 하는 동안 왠지 서럽고 되게 집 가고 싶더라, 주인공 시점인 윤슬선배는 얼마나 뺑이치면서 일이 끝나도 끝난게 아니고 숙소로 들어가서 마음 고생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힘들었어..

이렇게라도 원래 세계로 돌아가세요...

근데 다시 읽었을때 윤슬의 편지에 월로 언급 없는 거 보고 기분이 이상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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