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면]
2026.04.29



혜지는 월로의 어른스러움이 좋았지만,
단 둘이 있을 때 아이처럼 파고드는 그의 어리광도 사랑했다.

혜지는 월로의 듬직한 뒷모습을 좋아했지만,
눈물을 흘리며 약한 모습을 보이는 월로도 사랑했다.



어떤 모습과 조건이던,
사실 중요하지 않았던 것 아닐까.
결국 혜지가 월로를 사랑한다는 건 변하지 않았다.


혜지는 월로의 빛과 어둠을 모두 끌어안고 싶었다.
그의 그늘진 모습까지도 전부 알고싶었다.

그녀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했다.


호기심과 사랑은 종이 한장 차이.
더 궁금해지면 사랑하고,
질려버리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혜지는 월로가 자신의 모든 걸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월로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건 본인이기를 원했다. 욕심이란 걸 알면서도 바랬다.


혜지가 월로에게 다가갈때마다, 월로는 습관적으로 선을 그었다. 우리가 친밀하게 지내는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목적을 위해 만났다며 말이다. 하지만 혜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궁금한 건 알아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녀는 집요하게 월로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었다.


혜지는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재주가 있었다. 타인의 내밀한 곳까지 스스로 꺼내 이야기하게끔 묵묵히 경청해주며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그러면서 조금씩 진정성이 느껴지도록 자신의 의견도 서슴없이 이야기 했다. 마치 이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특별한 기분을 주기도 했다.


무엇이던 털어놔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사람.
이유없이 신뢰가 가는 사람.

항상 이런 이야기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며 살아온 혜지가 월로의 마음을 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월로는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도, 보여지고 싶지 않았던 모습이나 과거사도 전부 스스로 불어버리게 되었다. 혜지가 월로에게 준 건 뭐든 괜찮을 것이라는 신뢰, 그 이외엔 그렇다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전부 보여줘버린 월로는,
혜지가 본인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고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멋대로 그녀를 이상화 시킨다.


월로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혜지가 무슨 말을 하던 자신을 이용만 하고 버릴 사람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 사랑은 마치 사이비 종교같다. 생존본능에 입력된 대로 끌려가는 게 전부일 뿐이지만,

나를 묶는 현실에 벗어나 그 너머의 무언가를 깨달은 듯, 어리석은 허상을 더해 모든 것이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진다. 고대신오인의 후예라는 이유로 남들과는 다르다고 자만하던 월로도 한낯 어리석은 인간에 불과했다.


월로는 혜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우리가 만난 건 결코 우연이 아닌 운명이라 단정짓게 되었다.










- 글 밖의 말
원래 막 사랑하면 주변을 잘 못보고 환상에 빠지는 시기가 있으니까.. 월로도 그런게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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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𝐹𝐾𝐽 - 𝑌𝑙𝑎𝑛𝑔 𝑌𝑙𝑎𝑛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