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조용한 위로]
2026.05.20
혜지가 현관을 열고 숙소로 돌아왔다.
안방에서 책을 읽던 월로는 혜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은 영혼이 반쯤 빠져나간듯 했다. '일이 힘들었구나.' 월로는 생각했다.
사랑하는 연인이 고생하는 모습은 조금 안쓰럽기도 해서, 월로는 마치 트레이너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포켓몬마냥 혜지에게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목을 쭉 내밀며 조용히 혜지를 바라보는데, 바닥에 앉아 한동안 계속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혜지의 눈은 풀릴대로 풀려 게슴츠레했고,
묘하게 몸이 축 쳐져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뭔가를 생각하는듯 들리지도 않게 중얼거렸다. 마치 귀신에 들린 사람 같아서 월로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그녀의 주변을 돌며 두리번 거리다가, 말을 꺼낸다.
"고생했어요, 먹고 싶은 거 있어요?"
혜지는 얼타는듯 깜짝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가, 월로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
"미, 미안해요! 뭐라고 하셨어요?"
"뭐 드시고 싶냐고요."
"아.. 저도 모르겠네요..."
"...."
횡설수설하며 대답하던 혜지는 다시 허공을 바라보며 축 늘어졌다. 월로는 혜지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혜지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없이 머리카락을 계속 쓰다듬었다.
혜지의 머리카락에는 바깥 냄새들이 잔뜩 베어있었다.

-글 밖의 말
지금 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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