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혜지가 월로의 품에 안겨 갑자기 서러운 듯 엉엉 우는 것이었다. 당황한 월로는 무슨 일이냐고 재차 물어보지만, 혜지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흐느낄 뿐이었다.
"돌아가고 싶으세요?"
월로는 두려웠다. 혜지가 정말 원하는 것이 자신과 함께하는 미래가 아닐수도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혜지는 종종 애틋한 얼굴로 원래 자신이 살던 세계에 대해서 월로에게 이야기 하곤 했었다. 혜지는 얼굴을 살짝 붉히기도, 괜히 들떠서 신나기도, 조금 슬퍼하기도 했다.
월로는 혜지가 그럴때마다 낯설여보였다.
혜지가 하는 말중에서 제일 거슬렸던 이야기는,
"원래 세계에는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이런 얘기. 그녀에게는 정리되지 못한 연인이 있다는 것.
월로는 '저로는 만족 못하세요?' 라는 말을 꾹 참고, 집착에 가까운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세계가 갈라져 볼 수 없게 된 그녀의 연인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곤 했었다.
"그래서 그분은 혜지님에게 잘 해줬나요?"
"어떤 부분이 좋아서 교제한 거예요?"
"항상 좋을 수는 없을텐데, 불만 없었어요?"
"저랑 그분 중에서 누가 더 나아요? 객관적으로요."
혜지는 궁금증으로 위장한 월로의 속마음이 자신에게 다가올때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적당히 이야기를 종결하고 말았는데, 월로는 계속해서 틈을 주지 않고 그녀의 삶의 행적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럴때마다 혜지는, '이 사람, 역시 누굴 만나 사랑해본 경험이 없구나.' 라고 마음속으로 삼켰다. 월로의 앞에서는 곤란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한 번은 두 사람이 같이 잠자리에 들았을 때 일이었다. 월로는 나란히 누운 혜지를 손을 잡더니, 혜지의 손가락 사이를 자신의 손끝으로 집요하게 어루만지면서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혜지는 어두운 방 안에서 월로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은 인지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했다.
월로는 그것이 달갑지 않은듯, 상체만 일으켜 혜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들이 아래로 쏠리며 혜지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월로는 혜지의 손을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그녀의 뺨, 턱, 입술 순서대로 천천히 쓸었다. 조용한 방 안에서 월로의 옷자락 소리, 움직일때마다 그의 손이 내 피부에 닿아 슥 - 슥 - 마찰되는 소리만 들렸다.
혜지는 월로의 기행이 소름 끼쳤지만, 동시에 또다른 의미로 두근거렸다. 자신의 입술 위에 도톰하고 촉촉한 촉감이 느껴졌고, 이내 무언가 입 안으로 짓누르며 몸을 압박하는 것이 아닌가.
월로는 그동안의 불만을 표출하듯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려고 했다. 손끝에는 초조한듯 떨리고 힘이 들어갔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불안하게 만든 것일까. 더이상 볼수 없는 그녀의 연인의 존재가 거슬렸던 것일까, 아니면..

-글 밖의 말
현생이 힘들다.
나는 모든게 다 거슬려.
세미 멘헤라로 캐해하는 월로가 어느정도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적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텐데, 어떻게 선을 넘을 것인가 생각만 하다가 갑자기 아무생각없이 쭉 글을 씀..
'Logue 서사 로그 > Main 메인 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애착은 숨겨지지 않는 것] (0) | 2026.06.02 |
|---|---|
| [자다 깬 그와 나] (1) | 2026.06.01 |
| [언제 들었는지도 모르게] (0) | 2026.06.01 |
| [안아주기를 기다려] (0) | 2026.05.30 |
| [나는 당신의 품을 사랑한다] (0) | 2026.05.25 |
